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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일본 애니매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배경 내용 리뷰

by 와사비초밥왕 2023. 4. 13.

요즘 영화관에서 핫하게 퍼져나가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스즈메의 문단속이다. 이례적인 흥행의 이유는 이 작품이 기본적으로 대중성을 잘 챙긴 좋은 퀄리티의 수작이며 다른 재미있는 경쟁작들이 전멸하다시피 한 극장가의 상황이 맞물려 빠르게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규슈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어느 날 여행을 하며 문을 찾고 있는 한 청년을 만난다. 그의 뒤를 쫓아간 소녀는 산속 폐허에서 덩그러니 남겨진 낡은 문을 발견한다. 무언가에 이끌린 듯 스즈메는 문으로 손을 뻗는데.

 

스즈메의 문단속 일본 애니
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

 

내           용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 마지막 편입니다. 주인공 이름을 영화의 제목으로 지은 것은 스즈메의 문단속이 처음입니다. 스즈메라는 이름은 한국어로 참새를 의미하는데 감독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참새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상징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반려묘 이름도 스즈메라는 것이다.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을 작화하는 도중 고양이를 입양하게 됐는데 작품의 이름을 따서 스즈메라고 이름을 짓게 됐다고 전했다. 재난의 문을 막고 있던 요석 다이진을 고양이로 설정한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 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일상을 상징한다면 다이진은 자연을 상징하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고양이가 변덕스러운 자연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인간의 눈에 자연은 굉장히 변덕스럽다며 아름답게 보이다가도 쓰나미 지진처럼 어느 순간 무시무시하게 인간을 덮쳐오기도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고양이의 성격이 그런 자연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기 위해 여행하는 청년 소타는 주문을 외우며 문을 닫는데 그가 외우는 주문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뢰옵기도 송구한 히미즈의 신이여로 시작하는 주문의 앞부분은 실제 일본 신사에서 주로 하는 표현으로 이 주문을 토대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자신만의 새로운 주문을 탄생시켰다. 소타는 다이진의 저주로 의자로 변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와 함께 다니는 존재가 따뜻하고 귀여웠으면 해서 의자를 택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다리가 세 개인 설정에 대해서는 쓰나미가 왔을 때 떠내려 갔다가 찾게 되면서 재해의 피해로 다리가 하나 없어진 것이기도 하고 움직임이 웃기기 때문에 영화의 온도를 올려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의자는 스즈메의 엄마가 스즈메를 위해 만들어 준 하나뿐인 의자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의자의 다리 개수를 스즈메의 결핍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하였습니다. 엄마를 잃어버린 스즈메의 상처를 내포하는 동시에 재해의 상처를 상징한다. 의자와 함께 한 여정의 끝에서 스즈메는 비로소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의 상처를 마주 보게 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들의 동행을 통해 재해의 상처를 안고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스즈메의 여정 속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도쿄 전역에 지진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장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속도 직하형 지진이다. 대지진의 진원지가 도쿄의 바로 밑이 되면 일본은 그야말로 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런 지진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일본 내에서 보고 있다. 그래서 가장 긴장감 높았던 장면이 된다.

 

배         경

지진을 막기 위해서는 도망친 다이진의 존재가 꼭 필요했던 스즈메와 소타는 규슈부터 시작해 시코쿠 고베 도쿄 미야기현 등 일본 전역을 돌며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두 사람의 여정이 여행하는 것 같이 보여서 마치 내가 일본 여행을 대리만족하는 느낌이 들정도로 현실감이 있었습니다. 크루즈 신칸센 자동차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이용해 이동하게 되는데 각각 다른 배경도 그렇고 볼거리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후반부에 스즈메의 고향 미야기현으로 향하는 장면은 로드트립  느낌 또한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오는 모든 장면이 실제 배경지가 존재한다고 하니 일본 여행하실 때 참고하시어 방문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하지만 스즈메가 재난을 막기 위해 향했던 이동 경로들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장소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리          뷰

일본식 교훈 남기기 전개일 수도 있지만 규슈에서의 스즈메라면 할 수 없는 말이다. 일본열도를 거슬러오는 여정동안 따스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일을 겪으며 단단해진 스즈메였기에 할 수 있는 대사였다. 동일본대지진의 기억에서 더 나아가 과거의 기억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손길을 건네려고 만든 작품 같았다. 신카이 마코토 작품에서 이런 감동이 있을 수 있다니. 하지만 스즈메가 재난을 막기 위해 향했던 이동 경로들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장소들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실제 장소를 애도하는 이야기에서 이야기가 시작됐다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재난의 트라우마와 그 상처를 치유해 가는 방식을 심도 있게 담아내 주었습니다. 재난 이후의 남아있는 장소와 사람들의 이야기와 버려지고 방치된 황폐해진 풍경과 사람이 떠날 때처럼 장소를 떠날 때에도 애도를 표한다는 설정을 감독의 생각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영화를 관람하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뭔가가 끓어오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자체로도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