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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리뷰 헤어질 결심 줄거리 명대사 해석 탕웨이 박해일

by 와사비초밥왕 2023. 4. 11.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헤어질 결심 박찬욱의 11번째 장편 영화.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와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명대사와 영화해석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헤어질결심 박해일 탕웨이 포스터
헤어질결심 포스터

줄거리    

해준(박해일)은 원칙적이고 뛰어난 경찰로 최연소 경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불면증을 잠복근무로 대체할 정도로 사명감이 있는 경찰입니다. 원전에서 근무하는 아내와는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해준은 한 남자가 산에서 추락사한 사건을 맡게 됩니다.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온 남자의 아내는 한국어가 서툰 중국인은 송서래(탕웨이)입니다. 해준은 이상하게 묘한 느낌을 풍기는 서래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낍니다. 사건을 수사할수록 서래의 혐의는 깊어져가지만 해준은 어쩐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서래와 해준의 서로를 향한 감정도 깊어져 갑니다. 사건을 종결한 후에야 서래가 저지른 일이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해준은 서래를 구속할 수 없습니다. 경찰로서의 원칙을 어긴 스스로를 책망하며 해준은 다만 증거가 될 수 있는 휴대전화를 바다 깊은 곳에 버리라는 말을 남긴 뒤 떠납니다. 해준은 아내가 있는 이포로 내려옵니다. 작은 지역의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안정된 나날을 보내는 와중, 해준은 이포 시장에서 서래를 마주칩니다. 또다시 발생한 살인사건, 해준은 서래가 범인이라고 의심이 되지만 믿고 싶지 않습니다. 이포에 도대체 왜 온 거냐며 서래를 책망하는 해준에게 서래는 당신에게 미결로 남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해석   

서래의 마침내라는 대사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렇게 머릿속에 맴돌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깊고 진한 여운을 남긴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계속 반복해서 눈에 들어오는 색깔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청록색을 서래의 옷과 집에 해준의 방에 펜타닐 4알에 바다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청록색은 파란색으로도 보이고 초록색으로도 보이는 색깔인 동시에 파도치는 바다의 색깔이기도 합니다. 이 청록색을 등장인물의 모호한 심리 변화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청록색이 나오는 장면에서 감정은 쉽게 동요합니다. 서래는 해준에게 미결로 남기를 바랍니다. 해준이 벽에 미결 사건 사진을 붙여놓듯 서래 사진을 붙여놓고 자신의 생각만 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서래는 세상에서 사라지기로 했습니다. 까마귀를 묻어주던 양동이(청록색입니다)로 모래를 파 작은 산을 만들고 그 아래 들어가 눕습니다. 만조가 되고 밀물이 들어오면 서래는 버려진 핸드폰처럼 아무도 찾을 수 없는 바다 깊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서래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서래를 찾으러 나서기 직전에 해준은 서래가 계속해서 들었다던 음성 녹음을 듣습니다. 서래는 사랑한다는 말로 들었던 그 녹음을 들으며 해준은 그제야 자각합니다. 해준은 운동화 끈까지 다시 매며 서래를 찾아 헤매지만 파도에 쓸려 넘어지며 허우적거릴 뿐입니다. 물은 사랑이라는 이미지로 생각해 봤을 때 그는 이제야 서래를 사랑하는 마음을 제대로 자각했고 사랑을 지속해 나갈 의지도 있지만 그저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릴 뿐입니다. 그렇게 서래는 해준의 미결 사건이 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나는 좀 애매모호한 영화라고 생각했고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만큼은 그다지 매력적인 영화도 사실 아니었다. 서래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남자들을 둘이나 살인한 것도 그러하고 중간에 박정민이 맡은 산오 캐릭터가 사랑을 위해서 내연녀의 남편을 죽이고 자신마저 죽음을 택한 걸 보면 어차피 경찰에게 잡혀서 감옥에 가느니 차라리 죽어서 연인의 기억 속에 영원히 박제되고 싶은 욕망이 드러 난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님은 헤어질 결심으로 답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보면 좀 과장된 것일 수도 있으나 영화 헤어질 결심의 핵심 주제가 죽음을 능가하는 사랑이라는 걸 부정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강렬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서래와 해준도 경찰과 피의자로 만났던 관계로 그로 인해 해준은 이 관계가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물어볼 수밖에 없다. 사실 해준이 만날 결심을 굳히고 부인과 헤어지고 서래한테 가더라도 사회적인 지탄을 받긴 하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서래는 목숨을 걸고 해준을 유혹한 건데 해준이 두 번이나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하다 보니 결국 죽음으로라도 사랑을 이루기 위해 그러한 선택을 한 게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명대사    

마침내 -서래

살인사건이 뜸하네, 요새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 서래

마침내... 저보다 한국말 잘하시네요? 패턴을 좀 알고 싶은데요. - 해준 ​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 해준